LY Corporation Tech Blog

LY Corporation과 LY Corporation Group(LINE Plus, LINE Taiwan and LINE Vietnam)의 기술과 개발 문화를 알립니다.

자네, 해커가 되지 않겠나? Hack Day 2025에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LINE Plus 소속 Redis 팀의 김정훈입니다. 저는 지난 7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사내 해커톤 'Hack Day 2025'에 참가했습니다. Hack Day 2025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도쿄 기오이초에 위치한 LY Corporation 오피스에서 개최됐습니다(작년 후기는 다른 분들께서 남겨 주신 Tech Week 2024, 사내 해커톤 Hack Day에 참여했습니다!를 참고해 주세요!).

사실 저는 작년에도 Hack Day에 참가했는데요. 무려 2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분들과 함께 사내 해커톤 Hack Day의 즐거움을 나눠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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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Hack Day 2025, 시작합니다!

Hack Day란?

Hack Day는 과거 합병 전 Yahoo Japan Corporation에서 매년 개최해 온 사내 해커톤 행사입니다. 2007년에 시작해서 합병으로 LY Corporation(이하 LY)이 된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져 올해로 무려 19회차를 맞이했습니다.

Hack Day는 '9 to 9'으로 이틀간 총 24시간에 걸쳐 진행된 후 다음 날 시상식으로 마무리되는 행사입니다. 참고로 이 기간에는 LY의 또 다른 연례 행사인 테크 컨퍼런스, Tech Verse도 함께 개최됩니다. Tech Verse의 생동감 넘치는 후기도 곧 이 블로그에 올라올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내 해커톤이라고 해서 꼭 직무와의 연관성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완전히 자유 주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각자가 원하는 프로덕트를 개발하면 됩니다. 또한 '개발'이라고 해서 개발자만의 행사인 것도 아닙니다. 디자이너와 기획자에서 HR까지, 사내 구성원이라면 모두가 각자의 장점을 살려 Hack Day 참가자(이하 해커)가 될 수 있습니다.

팀 구성은?

주제뿐 아니라 팀도 자유롭게 꾸릴 수 있습니다. 같은 법인의 사람들끼리 모여 'General Team'을 구성할 수도 있고, 글로벌 회사답게 다른 나라의 법인에서 온 분들과 함께 'Global Mixed Team'으로 참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저는 작년에는 구 Yahoo Japan Corporation의 Redis 팀원 분들과 함께 Global Mixed Team으로 참가했는데요. 올해에는 최근 협업을 시작한 한국 분들과 함께 팀을 꾸려 General Team으로 참가했습니다. 팀원들과 밀도 높게 붙게 되는 해커톤이 앞으로의 협업에 큰 이점으로 다가온다고 생각해 2년 연속 이런 형태로 팀을 꾸려봤네요.

만약 주위 동료가 해커톤에 관심 없거나, 해외 동료들과 함께 해커톤에 참여하고 싶지만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전혀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내 Developer Relations 팀(이하 DevRel 팀)에서 팀 매칭을 위한 밋업을 주관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제 주위에는 이 밋업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참가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팀 매칭 밋업은 여러 나라와 지역의 멤버들이 모여야 하고, 현재 Hybrid Work 2.0 근무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 법인의 특성을 고려해 Zoom과 Miro 등 온라인 협업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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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팀 빌딩 밋업 현장

기획, 그리고 검증

각 팀은 팀을 구성하고 사전 심사를 거치는 과정에서부터 대략적인 아이디어가 도출돼 있는 상황이었고, 참가자 발표 시점을 기점으로 기획 구체화 및 기술 검토, 환경 준비 등 여러 가지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모두가 자유 주제로 자신의 꿈을 펼치는 장이다 보니 본연의 업무와는 동떨어진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네, 맞습니다, 저희 팀 이야기입니다). 준비는 행사 본연의 취지인 '24시간 안에 만들어 낸다'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간단히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수준으로만 진행했고, 본격적인 개발은 Hack Day를 위해 남겨뒀습니다.

저희 팀은 Hybrid Work 2.0을 채택하고 있는 회사의 특성상 원격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기획과 검증 과정에서 단기간에 빠르게 의사를 결정하기 위해 두세 번 정도 오프라인에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저희 법인의 경우 출장 시 'Travel Day'라는 이름으로 이동 시간과 출장지에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데요. 이 시간도 다 같이 모여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시간으로 활용했습니다.

기술 검토를 마치고 기획을 구체화하는 작업까지 완료하고 나니 이제 정말 Hack Day가 시작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물론 기획은 개발 도중 시시각각 바뀌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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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Verse 행사장을 구경 간 김에 휴게 공간에서 회의 진행

Hack Day, 그 본격적인 현장을 공유합니다!

대망의 Hack Day 1일 차, 설레는 마음으로 오피스를 방문해 리셉션에서 출장 기간 동안 사용할 방문증을 배부 받았습니다. 저는 이번 출장에 Hack Day의 현장을 취재하고 담아오는 'LINE DEV 리포터즈'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었기에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해 다소 일찍 오피스에 도착한 편이었는데요. 벌써부터 몇몇 팀은 회의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인원수가 많다 보니 행사장은 오피스 1개 층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었고, 팀 간 공간이 분리돼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Hack Day 내내 쾌적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작년 대비 더 넓은 공간을 빌려 인구 밀집도를 낮춰서 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Tech-Verse 2025  Venue

Hack Time!

매년 꾸준히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전통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모든 해커들이 모여서 개회 선언을 하는 것입니다. 1일 차 오전 9시,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크게 "Hack Day!"라고 외치며 이제 진짜로 해커톤이 시작됐음을 알렸습니다.

Three, Two, One, Hack Day!
Three, Two, One, Hack Day!

개회식이 끝나자마자 모든 해커들은 지체 없이 자리에 앉아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도합 24시간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으로, 한 끗 차이로도 완성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Perfect the Details'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행사장에 준비된 모니터와 곳곳에 배치된 화이트보드 등 주위의 모든 자원을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Hack Time Scenary

끊이지 않는 개발, 그리고 끊이지 않는 간식

저는 입사 이전에도 이곳저곳의 해커톤 행사에 다녀본 경험이 있는데요. 부끄럽지만 제가 생각하는 해커톤의 꽃은 바로 '끊이지 않는 간식'입니다.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머리를 쓰는 만큼 당분과 카페인 섭취는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요. 제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아니면 해커톤을 준비하시는 분들의 마음은 전 세계 공통인 것인지 Hack Day를 진행하는 이틀 내내 간식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현장 곳곳에는 휴게 공간이 마련돼 있었는데요. 그곳에는 늘 간식이 함께 준비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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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 FRIENDS 캐릭터와 함께하는 휴게 공간

심지어 같은 간식만 계속해서 채워지는 게 아니라 당이 떨어질 오후 시간에는 도넛이, 허기진 야간에는 컵라면이 준비돼 있는 등 메뉴를 선정하는 DevRel 팀의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게다가 전 세계 각 법인의 해커 분들이 자국의 간식을 챙겨와 휴게 공간에 비치하기도 했는데요. 이 광경을 보며 그야말로 인류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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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거리와 먹거리 무한 제공

우당탕탕 개발 후기

저희는 이번 Hack Day에서 '더욱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한 무언가'를 만들면서, 동시에 재미도 챙기고 싶었습니다. 이런 생각에 기반해 기획 과정 중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스카우터'의 개념을 빌려와서 커뮤니케이션 기록에 기반해 개개인의 전투력(?)을 측정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재밌겠다는 아이디어가 도출됐는데요. 온라인으로 일하는 환경에서 가장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이 오가는 곳은 업무 메신저로 활용하고 있는 Slack이라고 생각했고, 이에 Slack 봇과 AI 모델을 적절히 이용해 전투력을 산정하는 프로그램이 기획됐습니다.

물론 이 기획의 세부 사항은 개발을 진행하면서 시시각각 변경됐습니다. 처음에는 전투력을 '공격력'과 '수비력' 등의 수치로 표현하려고 했는데요. 자칫 웃자고 만든 프로그램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와 같은 다소 직설적이며 모호한 표현보다는 전문적이며 직관적인 표현으로 변경했습니다. 이에 저희는 유명한 성격 심리학 모델인 Big 5 Personality를 도입했고, 이때 재미를 놓치지 않도록 Big 5 Personality에서 사용하는 다섯 가지 특성을 게임에서 캐릭터의 능력치를 보여주는 형태로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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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도중 작성한 시스템 디자인과 프로덕트의 초기 결과물, 그럴싸하죠?

저희는 원래 이 결과물을 실물로 출력할 계획이었습니다. AI를 이용해 프로필 이미지를 재해석해서 이를 측정 결과와 함께 실물 카드로 만들어 제공하면 Hack Day의 소중한 추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이에 행사장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께 포토 프린터로 자신만의 카드를 만들어 드리고자 했습니다. 

몇 번에 걸쳐 프롬프트를 수정한 결과 Big 5 Personality 결과 및 AI 이미지 모두 너무 훌륭하게 완성됐고, 이제 출력만 하면 끝...이었는데요. 필름을 몇 번씩 바꿔도 포토 프린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어처구니없게도 마지막 순간에 하드웨어 이슈에 직면하는 바람에 저희는 결국 파일 형태로 다운로드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기획을 다시 변경해야 했습니다. 😂 

아래가 바로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최종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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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출력은 못했지만, 귀여우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닐까요?

Hack Day의 대미를 장식하는 발표와 심사와 시상

세 번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Hack Day는 이틀 동안 개발만 하고 끝나는 행사가 아닙니다. 마지막 날인 3일 차는 어찌 보면 Hack Day의 대미를 장식하는 가장 중요한 날입니다.

발표: 90초 안에 어필하기

셋째 날의 첫 순서는 각 해커들이 자신의 결과물을 모두에게 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여기서도 Hack Day만의 특별한 요소가 돋보였는데요, 발표 시간이 딱 90초만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90초란 시간은 기술 소개부터 데모 시연까지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인데요. 그 짧은 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는 해커들을 보는 것 또한 Hack Day의 즐길 거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Introduce your product in 90 seconds

이 '90초'는 정말 칼같이 측정하며, 90초가 지나면 마이크를 아예 꺼버리는 가차없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간혹 시간이 부족해 말하는 도중 마이크가 꺼지는 팀들도 있었는데요. 그런 순간이 오히려 유쾌한 포인트로 작용해 모두의 웃음을 자아내며 깊은 인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짧은 것 같으면서도 충분했던 '90초' 규칙은 수십 개 팀의 발표가 이어지면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이 시간에 활기를 불어 넣으면서 듣는 사람이 몰입할 수 있게 만든 좋은 장치였다고 생각합니다.

부스 운영: 심사, 그리고 본격적인 네트워킹의 시작

두 번째 순서는 부스 운영 시간입니다. 90초라는 시간은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는 너무 짧기도 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서 이 시간이 마련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발표회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부스 운영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Booth operating scenary

90초만으로는 모두의 정성과 노력을 판단하기 어려우셨을 것 같은 심사위원들도 이 시간을 활용해 각 부스를 방문해 조금 더 세밀하게 결과물을 확인했습니다. 심사위원이 심사하는 현장은 전 세계 각국의 구성원들과 함께 하기 위해 온라인 생방송으로 중계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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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 분과 함께 공정한 심사를 진행해 주신 심사위원 분과, 현장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던 부스 중계 현장

해커들 또한 각자의 자리에서 이 행사를 즐겼습니다. 아무도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았음에도 모든 팀의 해커들은 서로 돌아가면서 자신의 부스를 지키며 다른 부스를 탐방했습니다. 사실 지난 이틀간은 개발하기에 너무 바빠서 주위를 둘러볼 시간이 없었는데요. 옆 팀과 인사하며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등 드디어 네트워킹할 수 있는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Networking scenary

해커들이 만들어 낸 프로덕트는 사용자의 관심을 받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시간은 모두가 이틀 동안의 노력을 보상받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시상식: (진짜로) 노력을 보상 받는 시간

관심과 뿌듯함도 물론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유형의 보상 아닐까요? 겉으로 내색하지 않아도 사실 모두가 이 시간을 가장 기다렸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상은 제한돼 있어서 모두가 입상할 수는 없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값진 보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수상자를 발표했을 때 포착된, 도파민 넘치는 현장을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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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뚫고 나오는 기쁨(포토 프린터만 정상 작동했다면 우리도 받는 것인데...)

수상 소감을 들어보니 일본에서는 아직 팀 배속이 되지 않은 신입 사원 분들도 다수 참여해 주신 것 같았습니다.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연차나 직무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듯 신입 사원 분들로만 구성된 많은 팀들이 입상했는데요. 그만큼 LY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열심히 일한 자, 즐겨라

시상식까지 끝났는데, 뭐가 더 남았냐고요? 이제 뒤풀이 시간입니다! 시상식 도중에 DevRel 팀 분들이 왜 안 보이시나 했더니 해커들을 위한 성대한 만찬을 준비 중이셨습니다.

일본 전통 놀이를 시작으로 친목회가 시작됐는데요. 밥도 먹고 약간의 음주도 곁들이며 3일간의 회포를 푸는 시간이 진행됐습니다. 법인도, 국가도, 언어도 달랐던 해커들이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Hack Day의 마지막을 힘껏 즐겼습니다. 이제 정말 끝이라는 사실에 모두들 아쉬웠지만, 아쉬운 만큼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함께했습니다. 다시 한번, 모두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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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회사에서 합법적으로 음주까지 가능한, 압도적 즐거움!

Hack Day를 돌아보며

정신없이 지나간 한 주였지만, 돌이켜보면 새로운 기술도 접하고, 다른 법인의 동료들과도 이야기해 보고, 팀원 간에 돈독함도 다지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Hack Day가 즐길 요소가 많을 뿐 아니라 본연의 업무를 진행하는 데에도 큰 원동력을 불어 넣어준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점이 저를 2년 연속 Hack Day로 이끈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매년 본 행사를 기획하고 이끌어 주는 각국의 DevRel 팀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 본연의 업무로 돌아와서 내년의 Hack Day를 바라보며 힘내는 중입니다. 🙂 그럼 해커들, 내년 Hack Day에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