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 지 일주일 만에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고 말씀드리면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십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아직 사내 시스템에조차 익숙치 않은 상태에서 제 역할이 무엇인지 하나씩 배워가던 시기에 '해외 출장'이라는 단어를 듣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경험은 제가 LINE Plus의 Developer Relations 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큰 도움을 주었고, Developer Relations(이하 DevRel)의 역할을 직접 몸으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LINE Plus Developer Relations 팀에 합류한 지 6개월이 지나고 있는 '뉴비' 구지원입니다. 저희 팀은 엔지니어가 즐겁게 일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개발 문화를 내·외부로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내부 엔지니어의 성장을 지원하는 '테크 컬쳐'와 저희의 개발자 문화를 외부로 알리는 '테크 브랜딩' 영역을 중심으로 행사 기획 및 운영, 뉴스레터 제작, SNS와 숏폼 콘텐츠 제작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합격 발표 후 이어진 일본 출장 제안
이 모든 여정의 시작은 합격 발표 후 걸려온 한 통의 전화였습니다. 합격 발표를 확인하고 기쁨에 취해 있던 어느 날, 리드 님과의 통화에서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 지원 님! 합격 정말 축하드려요!
조금 갑작스러울 수 있는데, 여권 있으시죠?
곧 일본에서 Tech Week가 열려서 콘퍼런스랑 해커톤을 진행해서요!
1년에 한 번 열리는 큰 행사라서 지원 님도 같이 가서 경험해 보면 좋을 것 같아 여쭤봅니다!
입사도 하기 전이었고 아직 출근도 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순간 놀라기는 했지만, 새로운 구성원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민해 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을 안고 첫 해외 출장을 준비했습니다.
출근 후 출장 전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5일이었습니다. 그중 3일은 신규 입사자를 대상으로 한 온보딩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나머지 이틀은 일본 에서 열릴 'Tech Week' 행사 전반을 파악하며 현장에서 활용할 SNS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관련 문서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었고 입사 후 미션과 온보딩 리스트도 잘 준비돼 있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덕분에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차질 없이 출장 준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출장을 준비하면서 제가 준비하고 제작해 회사 SNS로 공개했던 카드 뉴스의 포맷입니다.
글로벌 환경에서 일하기
일본에 도착한 후에는 글로벌 콘퍼런스 'Tech-Verse'와 사내 해커톤 'Hack Day'에 참여했습니다.

먼저 Tech-Verse에서는 다국어(한국어·영어·일본어) 동시 통역이 각 세션별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숏폼 콘텐츠 제작을 위한 영상 촬영을 병행했습니다.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여러 국가의 구성원이 동시에 참여하는 글로벌 행사인 만큼 운영 전반에서 규모와 디테일을 모두 고려한 준비가 필요했는데요, 실제로 현장에서 마주해 보니 사전 준비부터 현장 대응까지 행사가 매우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LY Corporation이 일하는 방식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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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 Day에서는 해커톤 진행 전반을 지원하며 참가자 안내, 일정 흐름 체크, 현장 이슈 대응 등 운영 업무에 참여했습니다. 아이디어 발표부터 개발, 중간 점검을 거쳐 최종 공유로 이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국가의 엔지니어들이 하나의 주제 아래 협업하고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해커톤 특유의 에너지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환경에서의 해커톤 운영 방식을 배울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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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일본, 태국, 대만, 베트남에서 근무하는 Global Developer Relations 팀 구성원들과의 협업 방식이었습니다. 저희는 평소에도 각 나라의 DevRel 팀과 주기적으로 미팅을 진행하며 국가별로 운영 중인 기술 행사나 커뮤니티와의 협업 방식, 엔지니어 대상 콘텐츠 구성 사례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행사 운영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나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있으면 즉시 공유하며 필요한 경우 서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구조입니다. 이번 출장에서는 이러한 협업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이어갈 수 있었는데요, 각 조직의 상황에 따라 DevRel의 역할과 방식은 조금씩 달랐지만, 엔지니어의 성장을 돕고 기술 문화를 연결한다는 공통된 목표 아래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다는 것을 더욱 깊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출장 중에는 기억에 남는 소소한 에피소드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중 하나는 점심시간에 있었던 이른바 '코로 먹은 돈까스' 사건입니다. 연이은 행사 운영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던 저희 팀을 위해 LY Corporation CTO와 LINE Plus CTO께서 직접 저희를 불러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챙겨주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만, 긴장한 나머지 돈까스가 안심이었는지 등심이었는지조차 잘 기억나지 않을 만큼 식사 내내 어색해 하고 있던 제 모습이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해프닝이지만 그만큼 이 출장과 행사가 제게는 '일' 이상의 경험으로 남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일은 이어졌습니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기반으로 Shorts 콘텐츠를 기획하고, Tech Week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담은 후속 SNS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행사를 끝낸 뒤 그 경험을 어떻게 기록하고 공유하느냐까지 업무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DevRel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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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후 시작된 DevRel의 일상
출장 이후 본격적으로 맡게 된 업무 중 하나는 내부 기술 공유 행사 운영이었습니다. 주로 'Tech Talk'라는 행사 운영에 참여했고 그 외에 'AI Campus Day'라는 행사 운영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Tech Talk는 현재까지 총 78회 진행된 장수 행사이며, 이외에도 엔지니어를 위한 다양한 기술 공유 행사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입사 초반에는 이렇게나 많은 엔지니어 대상 행사가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LY Corporation이 엔지니어의 성장과 기술 문화에 진심으로 투자하고 있는 회사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고민했던 Tech Talk
처음에는 서포터 관점에서 Tech Talk 운영에 참여했습니다. 서포터로서 '나의 AI 활용법'을 주제로 한 Tech Talk를 준비하며 임직원이 자유롭게 리모트 근무하는 환경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할 때 홍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구성원이 관심을 갖고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할지 고민하던 끝에 다소 B급 혹은 Z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유머러스한 포스터와 컵홀더를 제작해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나중에서야 이런 콘셉트의 홍보가 다소 파격적인 시도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처음 기획을 공유했을 때에는 팀에서 "재밌겠다"라며 부담 없이 의견을 받아주고 응원해 주셨습니다. 각 층마다 포스터를 부착하고 컵홀더를 배치하며 준비했던 시간은, 편하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자유롭게 시도해 볼 수 있는 DevRel 팀의 개방적인 분위기와 도전적인 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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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들에게 더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획한 Tech Talk
입사 3개월 차에는 처음으로 오프라인 Tech Talk 행사를 리딩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76번째로 진행되는 Tech Talk였습니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처음으로 핸즈온 실습형 세션을 도입했다는 점이었습니다. 'AI를 직접 실습해 보면 좋겠어요'라는 엔지니어들의 피드백에서 출발한 기획이었고, 사내에서 지원하는 ChatGPT와 Claude Code 등의 도구를 활용해 실제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Jira 티켓과 Wiki를 연동해 주간 리포트를 자동 생성하는 실습이나 Claude Code를 활용한 바이브 코딩 팁 등 실질적인 사례 위주로 세션을 준비했습니다. 무엇보다 참여자의 입장에서 실습을 따라오기 어렵지 않을지 고민하며 사전 환경 세팅 가이드와 문제 발생 시 대응 방안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던 과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에는 Tech Talk에서 다룬 내용을 뉴스레터로 정리하고 다른 실습형 기술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하며 업무 범위를 넓혀갔습니다.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구성원도 핵심 내용을 놓치지 않도록 정리해 전달하는 것 역시 DevRel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DevRel에게는 하나의 행사가 현장에서 시작해 끝나는 것이 아니며, 사전 안내부터 행사 이후의 기록과 공유까지 모든 접점을 설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누적 3,000명이 참여한 전사 행사 AI Campus Day 준비
12월 초에는 저희 오피스가 하루 동안 'AI 캠퍼스'로 변신했습니다. '하루만큼은 업무에서 잠시 손을 떼고 AI와 함께 놀아보자'는 콘셉트로 기획된 행사로, 동료들이 직접 멘토가 되어 실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AI 관련 팁을 공유하고 실습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여러 부서가 전사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한 달 반이라는 준비 기간 동안 서로 협업하며 매우 바쁜 시간을 보냈는데요. 저는 'Event & Operation' 역할을 맡아 참여하기 쉬우면서도 재미있는 이벤트 부스를 기획하고 행사 중간중간 활용할 안내 영상을 제작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벤트 부스로는 사내에서 새롭게 지원하기 시작한 AI 툴인 Gemini 활용을 알리기 위해 AI 포토존을 기획했고, 오프라인으로 방문한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보드를 운영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여 장벽을 낮추는 설계’가 전사 행사에서는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안내 영상 제작 과정에서는 사내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AI 툴을 직접 활용해 아이콘을 제작하고 AI 음성을 적용했는데요, 단순히 도구를 소개하는 것보다 실제 업무 흐름 속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구성원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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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희 팀 자랑 들어갑니다!
편하게 의견을 나누고 함께 실행하는 팀
저희 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아이디어를 편하게 제안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아이디어가 실제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문화였습니다. 회의에서 의견을 말하거나 아직 정리되지 않은 질문을 던지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였고, 그 덕분에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공유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입사 초반부터 느낄 수 있었는데요, 신규 입사자를 위해 준비된 온보딩 리스트에는 업무 적응을 돕는 항목뿐 아니라 신규 입사자를 환영하기 위한 팀 차원의 소소한 행동들까지 포함돼 있었습니다. 입사 첫날 Slack에 올라온 환영 메시지에 많은 팀원들이 반응해 줬던 장면은, 이 팀이 새로운 구성원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잘 보여주는 예였습니다.
회의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아이디어나 사소한 질문에도 한 번 더 맥락을 묻고 함께 고민해 보려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그 자체보다 그 아이디어를 실제로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만드는 환경이 DevRel 팀 문화의 핵심이라고 느꼈습니다.
경험을 기록으로, 계속 발전시키는 회고 문화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회고 문화였습니다. 행사가 끝나면 4L 방식으로 잘된 점, 부족했던 점, 배운 점, 바라는점 등을 빠짐없이 정리한 뒤 개인의 실수보다는 과정과 구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과정에서 다음에는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개선할지 자연스럽게 정리되면서 이후 행사와 콘텐츠 기획에 실제로 반영됩니다.
이 회고 문화 덕분에 경험이 개인의 기억에 머무르지 않고 팀의 자산으로 쌓여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해 보고, 회고를 통해 다시 정리하는 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이 DevRel 팀 문화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단순히 주어진 행사를 운영하는 역할에 머무르기보다 왜 이 행사를 하는지, 이 콘텐츠가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한 번 더 고민하는 DevRel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행사나 다른 팀과의 협업 과정에서 보고 배운 좋은 방식들을 내부 Tech Talk나 사내 행사, 콘텐츠에 하나씩 적용해 보며 참여하는 엔지니어들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고 느낄 수 있는 지점을 조금씩 늘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아이디어를 편하게 주고받으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수 있는 팀 문화 속에서 함께 배우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DevRel이라는 역할을 제 방식대로 차근차근 단단하게 만들어나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