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 Corporation Tech Blog

LY Corporation과 LY Corporation Group(LINE Plus, LINE Taiwan and LINE Vietnam)의 기술과 개발 문화를 알립니다.

AI를 전제로 다시 설계하다, Tech-Verse 2026 참관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LINE Plus의 LINE VoIP Service Dev 팀에서 서버 개발을 하고 있는 한규범, ABC Studio에서 서버를 개발하고 있는 황건구입니다.

저희는 사내에서 조직별로 구성된 AI Evangelist로 활동 중이며 이번 Tech-Verse 2026에 참관자로 참여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Tech-Verse 2026에서 확인한 AI 주도 개발의 흐름과, 이를 실제 조직과 시스템에 적용할 때 필요한 환경, 검증, 설계의 중요성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Tech-Verse 2026, 어떤 행사인가요?

Tech-Verse는 LY Corporation과 글로벌 그룹의 엔지니어들이 함께 모여 기술과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일주일간의 축제 Tech Week의 일환으로 열린 행사입니다.

Tech-Verse 2026 행사장

"올해는 실천의 비중을 높였다"는 키노트의 선언처럼, AI 주도 개발을 실무에 적용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주요 세션들은 YouTube를 통해 한국어·영어·일본어 3개 언어로 외부에도 라이브 공개되었습니다.

Tech-Verse 현장에는 사내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복도 부스가 있어 실무자와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굿즈와 포토존뿐 아니라, 행사 중간에도 업무를 볼 수 있는 Work Zone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세션이 AI와 Core Technology 두 트랙으로 압축되어 진행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 중 저희가 가장 주목한 것은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실제 개발 흐름 안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AI 트랙: AI 주도 개발을 실행으로 옮기는 방법

부스에서: AI DevOps 팀과의 상담

AI DevOps 팀 상담 부스

요즘 한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AI 활용의 공통화는 과연 좋은 것인가?’

AI Evangelist로 활동하면서 팀 내 AI 관련 표준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공통 가이드를 만들 때마다 마음에 걸리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누가 AI를 활용하든 비슷한 품질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팀 차원에서는 분명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공통화가 개개인의 업무 상상력을 제한하고, 이미 앞서 달리는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모래주머니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민을 안고 AI DevOps 부스를 찾아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AI DevOps는 개발 흐름과 운영 흐름 양쪽에 AI를 깊이 심어, 전사의 생산성·품질·운영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자는 전략입니다. 상담에서는 모델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리소스 변화, 그리고 ‘하네스(에이전트를 둘러싼 작업 환경과 규칙)의 공통화가 꼭 좋은 것인가’라는 제 고민을 그대로 던져봤습니다.

이야기 끝에 도달한 결론은 이렇습니다. AI 에이전트의 종착점은 결국 개인화이지만, 공통화가 없으면 아예 경험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그래서 전사 관점에서는 상방을 누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방을 끌어올려 평균을 높이기 위해 공통화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공통화는 천장이 아니라 바닥을 만드는 일이라는 관점을 얻은 것만으로도 부스에 들른 보람이 있었습니다.

키노트: Agent i, 그리고 AX의 Execution 단계

Tech-Verse 2026 Keynote

Keynote | Tech-Verse 2026

오전 키노트에서는 박의빈 CTO와 나미키 AI 플랫폼 담당이 나서 AI 에이전트 신규 브랜드 Agent i의 구상과 AI 플랫폼을 소개했습니다. 그룹 토크에서 일정 조율부터 캘린더 등록까지 이어주는 데모, 공식 계정의 AI 모드가 음식점 예약을 응대하는 데모를 통해, LINE과 Yahoo!의 기존 서비스 자산을 에이전트화한다는 방향이 구체적인 화면으로 제시되었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더 흥미로웠던 것은 그 기반이 되는 AI 에이전트 플랫폼이었습니다. 에이전트 빌더에서는 출시 2개월 만에 100개 이상의 워크플로가 만들어졌고, MCP 허브에는 이미 150개 이상의 MCP 서버가 연결되어 스키마 검증, 레이트 제어, 권한 추적이 플랫폼 레벨에서 통제되고 있습니다. 또한 프롬프트 인젝션 탐지, 개인정보 마스킹, 유해 콘텐츠 감지, 오프토픽(주제 이탈) 감지, 정보 분류 등 5종의 가드레일이 런타임의 각 단계에 내장되어 안전성을 확보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키노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30년 이상의 레거시와 105개가 넘는 서비스를 가진 회사의 AX(AI Transformation)는 신규 서비스와는 전혀 다르다며 코딩 이전 단계인 기획·설계의 구조화를 강조한 부분이었습니다. 1년 만에 AI용 구조화 설계서가 약 46배 증가하고, 기존 레거시 서비스 내 AI 생성 코드 비중이 약 20%에 도달했다는 화려하지 않은 기반 작업의 수치를 담담하게 보여준 것이 오히려 강력한 설득력을 지녔습니다.

AX 챌린지 패널 토론: AI Velocity Paradox

AX 챌린지 패널 토론: AI Velocity Paradox

AX Challenge Panel Discussion | Tech-Verse 2026

키노트에 이어진 패널 디스커션에서는 각 조직의 리더들이 AX 추진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여러 조직이 비슷한 벽에 부딪혀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AI를 통해 부분적인 최적화는 이루어졌음에도 전체 리드타임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패널에서는 이를 AI Velocity Paradox라고 불렀습니다. 모든 단계에 AI를 넣어 각 부분을 최적화했는데도 전체가 바뀌지 않았다면, 문제는 노드(과업)가 아니라 엣지(작업 간 핸드오프)에 있다는 것입니다. 리뷰 대기 적체나 단계 사이의 컨텍스트 손실이 진짜 병목이라는 진단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LINE Plus의 사례로는 안건당 90%를 AI가 개발하고 사람은 10%만 검수하는 피처 파이프라인, 그리고 조직별 에반젤리스트를 통한 현장 중심(bottom-up) 확산 전략이 소개되었습니다.

AI 트랙: 도구가 아니라 환경을 만든 팀들

오후 AI 트랙에서 저희에게 가장 와닿은 세션 두 개를 꼽아 소개하겠습니다.

2026년은 하네스의 해

세션 소개 “2026년은 하네스의 해”

2026년은 하네스의 해: 무한 루프에 빠지는 AI 코딩 에이전트를 구원할 하네스 엔지니어링 전략

에이전트의 성공은 모델 자체가 아니라 모델 주변의 작업 환경(하네스)이 좌우한다는 발표였습니다. 경고에 그치지 않고 커밋이나 푸시 단계에서 위험한 행동을 아예 차단하는 '하드 게이트', 코드 작성 전에 합격 기준을 먼저 정하는 '스펙-하네스 계약', 그리고 사람의 승인을 거쳐 에이전트의 스킬을 진화시키는 구조가 소개되었습니다. 특히 "기준이 '모델이 끝났다고 말했는가'가 아니라 '그렇게 볼 수 있는 근거가 남았는가'로 바뀐다"는 문장이 오래 남았습니다.

AI 도구로 생산성 10배가 가능할까?

세션 소개 “AI 도구로 생산성 10배가 가능할까?”

AI 도구로 생산성 10배가 가능할까? - 환경 · 검증 · 일의 정의를 바꾼 한 백엔드 팀이 경험한 9배 이상의 생산성 — 10개월의 기록 | Tech-Verse 2026

LINE Plus 백엔드 팀이 10개월간 측정한 결과, 인당·시간당 생산성 9.24배를 기록한 여정을 담은 발표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을 처음 도입했을 때 코드량은 오히려 39% 줄었는데도 처리한 티켓은 늘어났다는 사실입니다. 불필요한 코드가 빠진 긍정적인 결과였습니다. 또한 에이전트가 레거시 영역을 임의로 수정한 사건을 계기로 검증을 리뷰가 아닌 인프라로 옮긴 이야기와 함께, 1주 차에는 10~15줄 분량의 CLAUDE.md 작성부터 시작하는 '4주 도입 플랜'이 소개되어, 내일 당장 팀에 가져갈 수 있는 실용적인 발표였습니다.

Core Technology 트랙: 규모가 달라지면 적용되는 법칙도 달라진다

Core Technology 트랙

좋은 설계의 복리 효과: 하루 300억 요청을 처리하는 LINE API Gateway의 진화 | Tech-Verse 2026

AI 트랙과 별개로 각 조직의 기술 사례를 공유하는 Core Technology 트랙에서도 인상적인 사례가 하나 있었습니다. 하루 300억 건의 요청을 처리하는 LINE API Gateway의 진화를 다룬 ‘좋은 설계의 복리 효과’ 세션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개발자들이 경험하는 트래픽과는 단위부터가 다르기에 자연스레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15년간 운영되어 온 기존 API Gateway는 시스템 성장과 함께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고 합니다. 특정 백엔드 서비스 하나의 지연이 전체 API에 영향을 주거나, API를 추가할 때마다 직접 코드를 작성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700개가 넘는 API 문서가 코드와 분리되어 불일치가 쌓여가던 상황은 현업 개발자로서 십분 공감 가는 문제였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보인 새로운 API Gateway 프레임워크 Moon의 접근법이 돋보였습니다. API를 선언형 명세로 정의하고, 비동기 처리와 플러그인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하여 서버당 3배의 성능 향상과 재배포 없이 API를 추가할 수 있는 구조를 이뤄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발자로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세션 제목이 말해주는 복리 효과였습니다.

선언형 명세라는 단 하나의 아키텍처 결정이 단순히 성능 개선과 배포의 편리함에 머물지 않고, 문서를 자동 생성하게 만들며 실제 트래픽으로 명세의 정확성을 검증하고, 나아가 AI 개발 도구와의 연계까지 가능하게 했습니다. 트래픽 규모가 커질수록 탄탄한 초기 설계 하나가 어떻게 새로운 개발 경험과 끝없는 확장성으로 이어지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였습니다.

Tech-Verse 2026 배너

마무리하며

이번 Tech-Verse의 핵심 주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LY 인프라 통합이고, 다른 하나는 AI의 실무 수준 도입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업계의 관심은 기술 자체와 그 사용법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였을까요. 이제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더 어렵고 본질적인 질문이 업계에 무겁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AI를 제대로 다루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숙련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이 업계 전반이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일 겁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LY 인프라 통합 과정, AI 플랫폼과 관련 제품, 그리고 다양한 시도와 시행착오를 공유한 이번 Tech-Verse는 매우 시의적절했습니다. 회사가 현재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를 외면하지 않고 견실하게 따라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으며, 구성원 각자가 변화의 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의 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