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ABC Studio에서 일본 최대 규모 배달 서비스인 '데마에칸(Demaecan, 出前館)'의 프로덕트 기획 업무를 맡고 있고, 사용자 피드백 통합 관리 프로덕트인 ABC User Feedback을 팀 프로젝트로 만들고 있는 이승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한곳으로 모으고 분류한 뒤 이를 작업 티켓과 연결해 프로덕트의 개선을 촉진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ABC User Feedback을 소개하겠습니다. ABC User Feedback을 이용해 어떻게 사용자 피드백을 관리해서 프로덕트에 적용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 서비스에 도입하면서 쌓아온 경 험도 공유하겠습니다. ABC User Feedback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관심 있다면 누구나 직접 설치해서 사용해 볼 수 있는데요. 고객 피드백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해 저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일반적인 피드백 관리의 문제점
사용자의 피드백은 앱 리뷰와 설문 조사, 이메일, CS 센터나 부서 운영 등의 경로로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피드백 수집 경로를 '채널'이라고 부르는데요. 아래 그림에서 보듯 일반적으로 각 채널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과 도구를 사용해 피드백을 수집하고 관리합니다.
예를 들어 앱을 운영하고 있다면 앱 스토어에 방문해서 앱 리뷰를 엑셀 파일로 다운로드하고, 간단한 API로 사용자의 불만과 아이디어를 받는 VoC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면 DB에 접속해서 직접 데이터를 추출합니다. 설문 조사(예: Google Forms)나 만족도 조사(예: SurveyMonkey)와 같이 외부 솔루션을 통해 피드백을 수집하고 있다면 솔루션에서 제공하는 내보내기(export) 기능을 활용해 데이터를 내려받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채널에 따라 피드백 데이터를 별도로 수집하고 관리하면 피드백을 통합해서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전체 피드백 현황은 어떤지', '같은 주제의 피드백은 몇 개나 있는지', '기간별 피드백 증감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해 정교하게 모니터링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일반적으로 많은 회사에서 사용자의 피드백 데이터를 CS 운영 관점에서만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회사의 CS 부서에서는 고객 문의나 불만, 평가 등의 피드백 데이터를 관리할 때 CRM 솔루션(Salesforce, Zendesk 등)과 연계해서 피드백의 맥락보다는 표면적 결과에 중점을 두고 관리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채널에서 몇 건의 피드백이 접수됐는지' 혹은 '피드백에 대한 CS 처리율은 어느 정도인지'와 같은 사안에만 중점을 둡니다. 또한 내부 보고나 KPI 관리 측면에서 '기간별 피드백 수'나 '대분류에 따른 피드백 수'와 같이 정량적인 숫자에만 초점을 두고 분석합니다. 이에 따라 피드백 내용을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사용자 경험을 높일 수 있는 재료를 찾거나 프로덕트 개선의 실마리를 발견하는 것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집니다.
ABC User Feedback 소개
ABC User Feedback은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용자의 의견을 투명하게 파악해 프로덕트에 적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ABC Studio는 다양한 프로덕트를 출시하고 운영하면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프로덕트에 반영하고자 노력해 왔고, 그 결과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한 프로덕트 개선 사례가 늘어나면서 사용자 만족도와 충성도가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사용자가 의미 있는 피드백을 주고 이 피드백을 다시 프로덕트에 반영하는 선순환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 선순환을 더욱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ABC User Feedback을 만들었습니다.
ABC User Feedback은 어떤 채널의 피드백이든 쉽게 한곳으로 모을 수 있는 수집 기능, 수집된 피드백을 주제별로 분류할 수 있는 이슈 등록 및 관리 기능, 피드백을 티켓과 연결해 프로덕트 개발부터 배포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연결 기능을 제공합니다. 각 기능을 순서대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수집 - 사용자의 피드백을 한곳에 모으기
먼저 여러 채널에서 발생한 피드백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으는 수집 기능을 제공합니다. API와 파일 업로드, 두 가지 수집 방식을 지원하며, 사용자가 피드백 필드를 직접 정의해서 데이터를 연동하고 저장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ABC User Feedback에서 피드백 채널을 생성할 때 해당 채널을 구성하는 데이터 필드를 정의하는 화면입니다.
Key에는 필드명을 입력하고, Display Name에는 관리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이름을 입력합니다.
Field Format에서는 데이터의 유형을 선택합니다. 최대한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연동하고 저장할 수 있도록 Date와 Number, Keyword, Text, Boolean, Select, Multi-select, Image 등 다양한 데이터 유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Image 같은 경우 최초에는 없었지만 운영하면서 새롭게 추가한 유형입니다. 처음에는 텍스트 중심의 데이터 유형만 제공하다 보니 어떤 화면에서 무슨 오류가 발생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피드백을 제공하는 고객 입장에서도 본인이 겪은 애로사항을 글로만 풀어서 설명하는 것 은 상당히 번거로웠을 것입니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화면 캡처 이미지를 함께 전달할 수 있도록 Field Format에 Image를 추가했습니다.
다음으로 Field Type에서 필드 데이터를 API로 받을지(API), 담당자가 수동으로 추가할지(ADMIN) 선택합니다. ADMIN 활용 예시로는 담당자가 API로 수집한 피드백 데이터에 추가로 기록 및 분류를 위한 메모 등의 정보를 남기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2. 분류 - 주제 단위로 이슈 등록하기
다음으로 수집 기능을 이용해 한곳으로 모은 피드백 데이터를 주제에 맞게 분류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피드백 내용을 확인하다 보면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피드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수의 사용자가 비슷한 경험을 한 뒤 같은 목소리로 의견이나 불만을 제보했다는 의미인데요. 이를 잘 관리하려면 비슷한 내용의 피드백을 묶어서 분류한 뒤 키워드를 붙일 수 있는 태깅 기능이 필요합니다.
데마에칸에서는 ABC User Feedback을 도입하기 전에는 피드백 데이터를 Microsoft Excel로 옮겨 태그를 단 후 다시 사내 위키 페이지로 옮겨 표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관리했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수천 개 이상의 피드백을 분류하고 관리하는 것은 상당히 불편했는데요. 예를 들어, 태그 단위로 피드백을 찾아보고 싶으면 매번 필터링을 해야 했고, 태그 목록이 늘어난 경우 태그 명을 일일이 기억해서 피드백에 태깅해야 했습니다. 또한 같은 내용의 피드백에 서로 다른 태그를 붙이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ABC User Feedback은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슈 등록' 기능을 개발했습니다. 여기서 '이슈'란 태그를 의미합니다. ABC User Feedback에서는 태그를 '이슈'로 지칭하며, 태깅을 '이슈 등록'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각각의 태그를 모두 해결해야 할 이슈로 인식하게 하기 위한 의도입니다.
아래는 ABC User Feedback의 피드백 화면입니다. 사용자는 피드백 화면에서 피드백 내용을 확인하고 이슈를 등록합니다. 이때 이슈가 무질서하게 달리지 않도록 자동 완성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데요.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전체 이슈 중 해당 키워드에 맞는 태그를 보여주며, 일치하거나 유사한 태그가 없으면 신규로 등록할 수도 있습니다.
등록된 이슈 목록은 아래와 같이 이슈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슈 화면에서는 수천 개의 피드백이 이슈 단위로 분류돼 나타나기 때문에 전체 피드백 현황을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Feedback Count를 보면 각 이슈에 해당하는 피드백이 몇 개인지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해당 이슈의 심각도를 빠르게 감지하고 해결 우선순위를 정할 때 참고할 수 있습니다. 각 이슈를 클릭하면 해당 이슈가 등록된 피드백 목록이 나타납니다.
3. 연결 - 이슈와 작업 티켓 연결하기
앞서 말씀드렸듯 과거 데마에칸에서는 Excel 파일과 위키 페이지로 이슈 내용을 기록하고 진행 상태를 관리했는데요. 개발 작업의 근거가 되는 티켓을 사용하지 않고 운영하다 보니 개발 내용이 무엇인지, 담당 부서나 담당자는 누구인지, 작업은 어디까지 진행했는지와 같은 사항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일례로 개발은 진작에 완료돼 배포까지 됐는데 위키에는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로 남아 있는 이슈도 있었습니다.
ABC User Feedback에서는 이슈와 작업 티켓을 연결해서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ABC User Feedback에서 이슈와 작업 티켓을 어떻게 연결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Issue tracker 관리 화면으로 들어가서 사용하는 이슈 추적 서비스(예: Jira)를 선택한 뒤 Base URL과 Project Key 정보를 입력합니다.
이후 아래와 같이 이슈 설정 레이어에서 티켓 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이슈와 작업 티켓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Description을 활용해 이슈 관리에 필요한 부연 설명을 기록해 놓을 수도 있고 Status를 활용해 이슈 진행 상태를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오른쪽에 위치한 티켓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티켓의 URL로 이동할 수 있어서 언제든 빠르게 티켓으로 이동해 작업 내용을 확인하고 개발 진행에 특이사항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향후 계획 - 자동으로 우선순위 나타내기
현재 ABC User Feedback에서는 이슈의 중요도를 자동으로 계산해서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기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이슈에는 단순 기능 오류 이슈보다 더 많은 가중치를 줘서 우선순위를 높이는 것입니다. 또한 이슈를 구성하는 피드백 내용의 긍정 또는 부정의 정도를 파악해 가중치를 달리 주거나, 충성 고객과 일반 고객 등 피드백을 제공한 고객의 세그먼트에 따라 중요도를 다르게 계산해서 우선순위를 정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서비스 운영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가중치를 설정하고 중요도를 계산할 수 있다면 우선순위에 따라 먼저 해결해야 할 이슈를 쉽고 빠르게 판단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생성형 AI까지 활용한다면 중요도 계산 및 우선순위 산정 결과가 더욱 정확해질 것입니다.
마치며
아래 이미지는 사용자 피드백을 이용해 프로덕트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이미지로 표현한 것입니다.
먼저 사용자 피드백을 수집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수집한 피드백을 분류하고 이슈로 등록하면 등록된 이슈를 처리하기 위해 개발이 진행됩니다. 개발이 완료되면 사용자의 피드백이 해결되면서 프로덕트가 개선돼 고객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특히 자신이 제공한 피드백이 프로덕트에 반영된 것을 경험한 고객의 충성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질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험을 한 고객은 더욱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할 것이고 이 피드백을 수집해 다시 프로덕트를 개선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로써 피드백을 이용해 프로덕트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선순환이 완성됩니다.
저희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잘 관리해 보다 나은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ABC User Feedback을 오픈소스로 공개했습니다. 설치형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개인 정보와 같은 민감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피드백 데이터를 외부로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개발자라면 누구나 혼자서 쉽게 설치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자세한 설치 방법과 상세 가이드는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ABC User Feedback 관련 문의나 제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GitHub에 이슈를 남겨주시거나 아래 이메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ABC User Feedback은 사용자의 소중한 피드백으로 프로덕트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기 위해 여러분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글이 고객의 피드백을 적절히 관리해 프로덕트에 잘 적용하고 있는 지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 피드백을 활용해 프로덕트를 개선해 나가는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